신선한 활기와 재밌는 개성으로 빛나는 도시, 서울!
매거진 아트디렉터 Taro Kambe 인터뷰
도심 속에서 유쾌하게 살아가는
도심에서 벗어나 기분 좋게 몰입하는
매거진 아트디렉터 Taro Kambe 인터뷰
매거진 아트디렉터 Taro Kambe 인터뷰
<뽀빠이 Popeye> 매거진은 1976년 일본 출판사 매거진 하우스에서 창간한 매거진으로 ‘Magazine for City Boys’라는 슬로건과 함께 40년 넘게 일본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이끌고 있는 잡지입니다. 패션을 비롯한 서브컬처, 여행과 도시, 음식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며 특유의 감성과 스타일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봄기운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할 무렵, 뽀빠이 편집부가 ‘서울’ 특집호 취재를 위해 맹그로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여행차 맹그로브 동대문에 머물렀던 에디터 아유미 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서울호 취재의 거점을 맹그로브로 정하게 되었죠.
아트디렉터, 에디터,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등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신을 이끌고 있는 뽀빠이 팀 전체가 맹그로브에 머물며 2주간의 숨 가쁜 서울 탐방을 마쳤습니다. 서울 도심의 편리한 위치, 감각적이고 효율적인 공간들, 커뮤니티 팀의 친절한 환대를 꼽으며 맹그로브에서의 경험에 대해 많은 칭찬과 감사를 전해 왔습니다.
가오는 6월 뽀빠이의 시선으로 새로운 옷을 입을 도시, 서울과 맹그로브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뽀빠이> 매거진의 총괄 아트 디렉터, 타로 감베 씨를 만났습니다.
<뽀빠이> 매거진 편집부의 아트 디렉터로, 2013년 뽀빠이의 디자이너로 시작해 2020년 아트 디렉터로 팀에 합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회사 ‘PRETEND Prints & Co.’를 운영하며 광고 등 다양한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Q. ‘서울’ 특집호 준비를 앞두고 <뽀빠이> 편집팀이 한국에 왔어요. 한 호의 전체 이슈로 다룰만하다고 판단한 도시 서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서울은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엔터테인먼트,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밌는 개성이 느껴지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Q. 맹그로브는 최근 일본인 멤버와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맹그로브를 직접 방문해 보니 어떤가요?공간이 굉장히 선진적이고 세련되었다고 느꼈어요. 채널 톡 같은 채팅 플랫폼을 통해 데스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편리하게 느껴지고요. 회의나 미팅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어 이번 프로젝트처럼 팀이 함께 움직일 때 굉장히 편리할 것 같아요. 개인실도 매우 콤팩트하게 구성되어 있어 편안하게 묵고 있습니다.
Q. <뽀빠이>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브컬처를 다루는 잡지예요. 일본은 특히 그런 독창성 하나하나를 진지한 태도로 다루는 멋진 문화를 지닌 것 같아요. 요즘 눈여겨보는
컬처 신이 있나요?
최근 개인적으로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뉴진스 등의 케이팝 아티스트뿐 아니라 패키지, 굿즈, 그래픽, 서적 등 다양한 디자인물을 눈여겨보고 있죠. 이런 디자인물을 실제로 제작하는 회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대부분 신생 기업들이 이런 제품들을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생겨난지 얼마 안 된 소규모의 기업들이 큰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까지 한다는 점이 신선했어요. 일본의 경우 기존의 정해진 큰 시스템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측면이 있거든요.
한국은 그런 면에서 도전이 가능한 것 같아요. 일본의 경우 구조적으로 견고하게 체계가 잡혀있다 보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힘든 환경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보수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과 일본의 영화 포스터만 비교해 보더라도 그런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예민한 감각과 민첩한 직감을 지녀야 하는 <뽀빠이>의 아트디렉터로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나요?네덜란드 디자이너 Jopvan Bennekom(@jopvanbennekom)을 좋아하는데요. 매거진 <Fantastic Man>, <The Gentlewoman>, <BUTT> 등을 편집 디자인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직접 잡지를 만들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도 2020년에 골프 잡지를 발행하게 되면서, 이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한 시선과 일을 하는 방식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Q. 일상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얻나요?
책이나 잡지를 많이 구입하는 편이에요. 비주얼적으로 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많이 읽기도 하죠. 특정 작가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요. 읽다만 책들도 정말 많아요. 집 소파에도, 차 안에도, 회사에도 읽다만 책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식이죠. 일부러 시간을 내 집중해서 읽는다기보다 각각의 장소에서 짬을 내 조금씩 읽는 편이에요.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읽기도 하고, 요즘은 오디오 북으로 조깅하며 책을 듣기도 해요.
Q. 맹그로브는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집’이라는 슬로건을 지녔어요. 자기다운 관점과 생각, 스타일을 길러내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한 마디로 말하면 흉내 내기인 것 같아요. 전체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기존에 만들어진 것을 참고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해요. 실제로 제 회사 이름도 ‘~인 척하다’라는 뜻의 ‘PRETEND’이기도 하죠. (웃음)
음악에 있어서도 샘플링 기법에 관심이 많아요. 실제로 이런 관점에서 ‘dublab’이라는 세컨드 핸드 숍에서 기획한 흥미로운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일정 금액의 레코드를 구매하면, 구매한 레코드 안에서 샘플링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레코드를 만들 수 있어요. 개인이 재편집한 레코드는 공유 재산의 개념으로 다시 그 숍에 환원되어 또 다른 레코드의 재료가 되죠.
이런 것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Creative Commons라고 칭하는데요. 아이디어를 셰어해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순환이 이어진다는 개념이 흥미로워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자기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다기보다는 우리 모두 이렇게 돌고 도는 크리에이티브의 순환 속에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잦은 취재로 리모트 워커의 생활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요. 맹그로브도 두 개의 스테이 지점에 이어, 최근 고성에 워크앤스테이 지점을 새롭게 열었는데요. 리모트 워커와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공간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무엇이든 가능하니까, 충전기와 와이파이가 필수 조건 아닐까요. 저는 최대한 빈손으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지난주 서울에 도착해 지하철에서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어요.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일본의 주민등록증인 마이 넘버 카드, 현금까지 모두 분실했죠. 동료에게 돈을 빌려 생활하고 있는 신세지만, 그나마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충전기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되는 리모트 워킹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네요. (웃음)
Q. 다양한 도시,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일이 잦을 것 같아요. 잠시 머무르는 공간에서도 자기만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루틴 같은 것이 있나요?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면 가장 먼저 트렁크 안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꺼내 방에 배치해요. 트렁크에서 바로바로 꺼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조금 번거롭더라도 옷가지, 소지품을 모두 꺼내 정리하죠. 낯선 공간에서도 실제 제 방에서 생활하는 감각으로 지낼 수 있어 좋아요.
[Mangrove Goseong] 크리에이터 양다솔 에세이
[Mangrove Goseong] 크리에이터 양다솔 에세이
6인의 크리에이터가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유쾌한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반짝이는 바다와 푸른 자연을 품은 평화로운 마을, 강원도 고성. 탁 트인 공기와, 경이로운 자연의 순간들이 매 순간 반기는 맹그로브에서 6인의 크리에이터가 만난 ‘깊은 몰입, 넓은 영감’의 순간들을 전합니다.
_ ESSAY 양다솔 @kakmsic 글쓰기 소상공인. 에세이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유료 뉴스레터 「격일간 다솔」 발행인입니다. 이름 없는 바다의 첫번째 손님이 되어, 바다와 동료가 되고 깊은 몰입을 경험하는 순간에 대해 담았습니다.
PHOTOGRAPHY 손미현 @ref.me 서울을 기반으로 공간, 사물, 일상의 순간을 담는 사진가입니다. 맹그로브 고성에서 머무는 동안 산책하며 마주한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습니다.
고성에 갈 짐을 꾸려보니 여섯 덩이가 되었다. 고르고 고른 책 열 권, 잠옷과 활동복, 세면도구와 화장품, 식재료와 일용할 쌀, 노트북과 키보드, 차와 다도 세트까지. 집안은 이삿날을 방불케 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인데 나는 땀이 흘렀다. 고양이 두 마리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눈빛으로 말한다. “쟤 저거 또 어디 가네.” 그들을 여러 차례 쓰다듬고 폭 안았다가 할 일을 계속한다. 짐을 다 싣고 나니 4인승 차에 내가 탈 자리만 겨우 남았다. 고양이 빼고 다 가져가는 수준이었다. 고양이도 가져갈 수 있었다면 당연히 챙겼을 것이다. 뭐라도 뺄까 고민했지만 무엇도 뺄 수 없었다. 마치 어딘가에 나를 백업하러 가는 것 같았다. 인류가 살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우주에 선발대로 떠나는 지구인 같았다. 맹그로브 고성에 도착했을 때 마주친 안내 문구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유쾌한 여정이 어디서나 이어지도록’ 나는 분명 자기다움을 심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좋아하는 팟캐스트의 밀린 에피소드를 들으며 깔깔 웃기를 몇 번, 어느새 고성에 도착해 있었다. 멋진 방이 나를 맞이했다. 당장 노트북을 올려두고 싶은 널찍한 책상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그 위에는 모던한 아르떼 미데 탁상조명과 앙증맞은 제네바 스피커가 그 위에 올려져 있었다. 얼른 자리에 앉아보았다. 의자가 엉덩이에 착 감겼다. 감성과 분위기와 엉덩이를 이해하는 사람이 고른 물건들이 분명했다. 단박에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피로도 잊은 채 신나게 짐을 풀었다. 모든 물건에 제 자리를 찾아주고 나니 그곳은 제법 내 방과 닮아 보였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바다였다. 그곳엔 바다가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고개를 들기만 하면 발코니 창으로 바다가 보였다. 나는 따듯한 물로 피로를 씻어내고 잘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은 뒤 발코니 창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밀려들었다. 봄밤의 바다는 사근사근한 냄새가 났다. 나는 그 소리를 맡으며 하얀 침대로 다이빙했다.
삶이 텁텁해지는 순간이 있다. 매일이 월요일처럼 느껴지는 날들. 혼자 살고,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랬다. 직장인이 회사를 싫어하듯, 스스로에게 싫증을 느끼게 됐다. 내가 상사이고 부하이며 동료이니 그럴 수밖에. 그때 ‘고성’이라는 두 글자에 시선이 멈췄다. 그것이 ‘환기’처럼 읽혔다. 희미하게 미래를 예감했다. ‘나는 고성에 갈 거야.’ 상사와 부하와 동료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 데리고 훌쩍 떠나왔다. 때로는 전혀 내가 아닌 곳에 나를 놓아두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방안으로 쏟아지는 아침햇살에 실눈을 떴다. 바다 위로 빼꼼 얼굴을 내민 빨간 해가 보였다. 넓게 펼쳐진 하늘에 구름이 천천히 오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것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며 일어나는 것을 미뤘다. 먼 곳을 오래 응시하는 일이 얼마나 오랜만인가 생각했다. 스르르 일어나 물을 올리고 집에서 가져온 다기들을 꺼내 작은 다도 상을 차렸다. 아끼는 차들을 우려 마시며 파도가 만들어 내는 거품을 바라보았다. 감자와 양파와 애호박을 송송 썰고 된장을 풀어 보글보글 찌개를 끓였다. 발코니에 놓인 미니 테이블에 소담한 아침상을 차렸다. 수평선까지 막힘없이 펼쳐진 작은 해변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밥 한술을 떴다. 바다를 향해 손을 내밀 듯 옹기종기 모인 노란 바위들을 눈으로 쓰다듬으며 국 한술을 떴다.
밥을 먹고 나면 바닷가를 거닐었다. 모래 사이에 숨은 예쁜 조개들을 주웠다. 그리고 맹그로브의 매니저와 마주쳤다. 우리는 이웃처럼 인사했다. 그는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나는 물었다. “제가 몇 번째 손님인가요?” 그가 수줍게 웃었다. “첫 번째 손님이세요.” 나는 또 물었다. “이 바다는 뭐라고 부르나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더욱 놀랐다. “이 바다엔 이름이 없어요.” 수영을 하기엔 너무 깊어서 이름이 붙지 않았다고, 이름이 없어서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곳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이름이 없는 곳에 찾아갈 수 없었다. 그런 곳은 ‘마주치는’ 방법밖엔 없었다. 나는 이름 없는 바다의 첫 번째 손님이 되었다.
그곳은 해와 달의 움직임이 보였다. 해는 바다 위로 떠올라 나를 따라 기지개 켜듯이 포물선을 그렸다. 방의 천장을 따라 미끄러지다가 내가 한창 집중하고 있을 때 등 뒤로 넘실대는 산등성이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내 달이 떠올랐다. 나는 그 움직임들을 느끼며 여태껏 몰랐던 이야기를 읽고 쓰이지 않았던 이야기를 썼다. 그러다 이따금 고개를 들어 바다를 보았다. 매번 작게 감탄했다. 바다는 늘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늘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스르르 빠지듯 나도 무언가에 몰두해 있었다. 바다와 나는 동료가 되어 있었다. 바다가 그곳에 있다는 것은 간단하고 명료한 사실이었고, 무척 완전한 일이었다.
나는 1층 워크라운지에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면 이따금 바다를 걷는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가 보였다. 황금색 개가 윤이 나는 털을 찰랑이며 바다를 거닐고 있었다. 목줄도 없고 주인도 없는 채였다. 순간 나가서 주인을 찾아주어야 하나 망설였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개가 방황하고 있다기보다는 사색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익숙하고 차분한 걸음걸이로 모래사장을 누볐다. 모래의 냄새를 맡고 조개를 만지작거렸다. 곧이어 멀찍이서 따라오는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은 마치 혼자 있는 것 처럼 멀찍이 떨어져 걸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바다에 가까이 갔다 멀어졌다 했다가 한참 뒤에 같은 방향으로 함께 사라졌다.
파도 소리에 포개진 라흐마니노프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는 위엄있고 잔잔한 밤 바다의 짙푸른 색과 몹시 어울렸다. 밤이 된 바다의 모래사장 곁에서 누군가 홀로 밤낚시를 했다. 몇몇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하기도 했다. 소리가 들리면 나는 서둘러 발코니로 나가서 터지는 불꽃을 구경했다. 그러다 언제든 나가서 밤바다를 거닐었다. 모래사장에 찍힌 귀여운 새 발자국이 옆에 나란히 발자국을 냈다. 밀려들고 사라지는 파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았다. 그러다 모래사장에 발랑 드러누워서 한참 동안 별을 올려다보았다.
맹그로브 고성의 워크라운지 한켠에는 명상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딱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공간과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트인 통창. 그것이 전부였다. 그곳에 앉자 눈높이에 쓰인 노자의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끝없는 비움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순간 내가 이곳에 있는 내내 명상을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이곳에서 명상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조금씩 명상에 들어 있었다. 이곳은 이름이 없는 바다였고, 깊은 바다였고, 사색의 바다였다.
맹그로브 고성의 워크라운지 한켠에는 명상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딱 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공간과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트인 통창. 그것이 전부였다. 그곳에 앉자 눈높이에 쓰인 노자의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끝없는 비움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순간 내가 이곳에 있는 내내 명상을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이곳에서 명상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모든 것이 조금씩 명상에 들어 있었다. 이곳은 이름이 없는 바다였고, 깊은 바다였고, 사색의 바다였다.
[Mangrove Goseong] 크리에이터 강민영 영화 큐레이션
[Mangrove Goseong] 크리에이터 강민영 영화 큐레이션
리모트 워커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워크앤스테이, 맹그로브 고성과 6인의 크리에이터가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유쾌한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반짝이는 바다와 푸른 자연을 품은 평화로운 마을, 강원도 고성. 탁 트인 공기와, 경이로운 자연의 순간들이 매 순간 반기는 맹그로브에서 6인의 크리에이터가 만난 ‘깊은 몰입, 넓은 영감’의 순간들을 전합니다.
강민영 @cast_cinema 소설가이자 프리랜서 편집자. 하루에 반나절은 무언가를 쓰고 읽는 데 몰두하고, 남은 반나절은 몸을 움직이는 일에 몰두하며 살고 있습니다.
FILM CURATION 어떤 공간을 보고 어떤 사물을 마주할 때마다 저절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소개해 드리는 다섯 편의 영화와 드라마들은 맹그로브 고성의 면면을 훑으며 따로 또 같이 생각났던 작품들입니다. 다섯 편 모두 널리 알리고 싶을 정도로 각각의 반짝임을 자랑하는 작품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몰입’이라는 단어를 공통 분모로 가지고 있습니다. 일과 여가,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맹그로브 고성에서, 번득이는 영감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작품들과 함께 하면 어떨까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포드’가 유럽 스포츠카의 명문 ‘페라리’에 도전했던 실화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포드 V 페라리>. 카레이서 캐롤 셸비와 정비 전문가이자 레이스를 겸하는 켄 마일스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들 공동의 목표는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중 하나이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르망 24시간’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열정을 가득 안은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외골수 켄과, 그런 켄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캐롤은 전율이 가득할 정도로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이미 유수의 영화들로 실력을 인정받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자동차를 교집합으로 가지고 있는 캐롤과 켄 두 사람의 연대에 집중하는 동시에 액션으로도 완벽한 영화를 만들어낸다. 두 시간이 넘는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할 틈을 찾기 어려운 이 놀라운 작품은, 탄탄한 드라마와 놀라운 기적의 실화라는 설정이 맞물려 그야말로 ‘7000rpm’, 400km/h의 속력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조여 온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건 그야말로 ‘믿고 보는 배우’인 크리스천 베일과 맷 데이먼의 조합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차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깐깐한 레이서이자 기술자인 캔 마일스를 200%로 소화해낸 크리스천 베일이 내뱉는 독백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대사다. “저기 퍼펙트 랩이 있어. 실수도 없고 모든 변속과 코너 공략이 완벽한 랩. 대부분은 존재도 모르지만 분명히 존재해.” <포드 V 페라리>는 자신만의 ‘퍼펙트 랩’을 향해 달음질하는 열정 넘치는 사람들을 위한 드라마다.
· 제목: 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 감독: 제임스 맨골드
· 출연: 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등
· 장르: 스포츠, 액션, 전기 드라마
· 국가: 미국
· 채널: 디즈니+
고등학교 야구부 최초의 여성 선수가 된 수인. 수인의 목표는 ‘최초’라는 타이틀에서 멈추지 않고 프로로 진출하여 KBO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인은 여성은 프로선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함께 했던 친구가 스카우트되는 걸 지켜보는 동시에 가장 가까운 가족인 엄마에게 이제 그만 정신 차리라는 설교를 듣는다. 하지만 ‘그만두기’를 종용하는 모두에게 수인은 말한다. “사람들이 내 미래를 어떻게 알아요? 나도 모르는데. 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
한국 최초의 여자 야구선수였던 ‘안향미’를 소재로 한 <야구소녀>는,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이자 성장영화다. 수인은 새로 부임한 야구부 코치인 진태의 조력을 받아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기회를 얻으며, 그 기회가 도래하자 곧바로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재능을 선보인다. 하지만 여타의 스포츠 영화처럼 역동적이고 마냥 긍정적인 장면들의 연속은 아니다. 큰 벽을 단번에 넘는 객기와 묘기 대신인 주인공 수인을 연기하는 이주영 배우의 차분한 시선처럼, 눈앞에 당도한 허들을 하나씩 천천히 넘는 것이 주된 서사다.
<야구소녀>는 아드레날린이 폭발할 만큼 속도감 넘치는 영화는 아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면면을 묘사하기에 오히려 그보다 가깝고 크게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정답을 찾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과, 신념을 믿고 꾸준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결국 발견하는 돌파구에 대해 둥글게 묘사하는 영화다.
· 제목: 야구소녀, Baseball Girl
· 감독: 최윤태
· 출연: 이주영, 이준혁, 염혜란 등
· 장르: 스포츠, 드라마
· 국가: 한국
· 채널: 티빙, 왓챠, U+모바일tv
<제럴드의 게임>은 스티븐 킹 작가가 1992년에 출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부부 ‘제럴드’와 ‘제시’에게 벌어지는 해프닝이 주 소재로, 스티븐 킹의 ‘탈출’ 소재 중에서 제일 강하고 자극적인 동시에 극한의 상황을 이겨낸 주인공이 결과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침대에 양손이 묶인 채 인적이 드문 외딴 별장에 홀로 방치된 제시의 상황에서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제시는 제럴드가 남기고 간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시는 스스로 담아두고 있던 자신의 트라우마를 직시한다. 잊고 싶은 어린 시절의 기억, 도망치고 싶었던 대상과의 직면, 목마름과 배고픔 그리고 위협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제시를 괴롭히는 동시에 결국 그녀가 침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드는 계기를 발현시키기도 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제시의 ‘환상’은 결국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제시의 상황이 만들어낸 것으로, <제럴드의 게임>은 ‘공포’라는 감정의 양면을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설명한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트라우마의 깊은 골짜기로부터 주인공 제시를 꺼내는 장면들의 편집과 연출은 끊임없이 주목받는 감독인 마이크 플래너건의 장점의 집대성이기도 하다. 또한 이만큼 원작을, 특히나 스티븐 킹 작품의 결을 잘 살려내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마이크 플래너건’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시길.
· 제목: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
· 출연: 칼라 구기노, 브루스 그린우드
· 장르: 호러, 스릴러
· 국가: 미국
· 채널: 넷플릭스
‘중쇄’는 말 그대로 책의 두 번째 쇄, 즉 첫 번째 출간본이 다 팔리고 나서 이후 다시 인쇄를 추가로 하는 걸 말한다. 출판계에선 중쇄를 낼 때 이른바 ‘본전을 건졌다’라며 작가와 편집자, 그리고 출판사의 다른 직원들 모두 서로 축하를 보낸다. 드라마 <중쇄를 찍자>는 이 ‘중쇄’를 위해 달리는 출판사 홍도관의 이야기로, 신입 편집자 쿠로사와 코코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쿠로사와 코코로는 운동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고 다른 일을 찾던 중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에 관련된 일을 하고자 만화 출판사에 지원한다. 코코로 특유의 쾌활한 성격과 만화에 대한 열정은 출판사 직원들뿐만 아니라 여러 작가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코코로를 연기한 구로키 하루 배우의 매력이 곳곳에 녹아 보는 사람을 즐겁고 희망차게 만드는 드라마이며,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마츠시게 유타카나 한국에도 잘 알려진 오다기리 조, 야스다 켄 등 걸출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이들의 합을 보는 맛이 있어 여러모로 즐길 거리가 풍부한 사랑스럽고 힘찬 드라마다.
이런 이유 덕분에 방영된 지 꽤 오래되었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 드라마의 원작인 동명의 만화 『중쇄를 찍자!』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발하게 연재 중이다. 반칙이나 속임수 없이 일 앞에 정정당당히 승부하고 최선을 다해 달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마다 다시 보기를 클릭하게 되는 마성의 작품.
· 제목: 중쇄를 찍자!, 重版出来!
· 감독: 도이 노부히로, 후쿠다 료스케, 츠카하라 아유코
· 출연: 쿠로키 하루, 오다기리 조, 사카구치 켄타로, 마츠시게 유타카, 야스다 켄 외
· 장르: 드라마
· 국가: 일본
· 채널: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전 세계를 돌며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문득 번아웃에 빠진 크레이그 포스터. 극심한 우울감을 느낀 그는 이를 해소하고자 어린 시절의 좋은 시간을 보냈던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해안가를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같이 바다에 들어가 헤엄치는 그의 시야에 온몸에 조개를 덮고 있는 문어 한 마리가 들어온다. 바다에 흔한 문어라고 생각했던 크레이그에게, 이 문어는 조금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다음날, 그리고 또 다음날로 이어진다.
우연히 암컷 문어를 만나 여러 계절을 함께 문어와 교감한 이 놀라운 이야기는,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별할 것이 없다. 바다를 보호하고 문어의 생태계를 지키자는 환경적인 교훈도,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제목처럼 문어로부터 깊은 깨달음을 얻는 우화적인 이야기도 아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의 놀라움은 ‘신뢰’에 있다. 장벽을 허물고 믿음을 굳히며 변화하는 인간과 문어, 두 생명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1년간의 우정, 그것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나의 문어 선생님>은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은 다큐멘터리이자 성찰의 결과물이다. 자포자기 상태에 놓인 사람이 다른 대상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모두에게 조금씩 존재하는 장벽을 초월할 방법에 관한 교훈을 건넨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놀라움으로 가득한 작품.
· 제목: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
· 감독: 피파 얼릭, 제임스 리드
· 출연: 크레이그 포스터 등
· 장르: 다큐멘터리
· 국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 채널: 넷플릭스
[Mangrove Dongdaemun] 매거진 vol.5
[Mangrove Dongdaemun] 매거진 vol.5
<아 요가>는 요가를 하면서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건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라이프스타일 잡지입니다. ‘Relax Your Mind’ 이완과 명상을 주제로한 <아 요가> 5호에는 맹그로브 동대문 멤버들이 특별히 함께 했습니다. 맹그로브 동대문의 다양한 공간에서 기록한 들숨과 날숨의 순간들을 만나 보세요.
<아 요가> vol.5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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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rove Stay] 맹그로브 스테이 매니저 인터뷰
[Mangrove Stay] 맹그로브 스테이 매니저 인터뷰
맹그로브 스테이는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가 제안하는 Urban Co-Stay입니다. 머무는 동안 맹그로브 멤버가 되어 새로운 도시와 일상을 마음껏 탐험해 보세요. 사는 것처럼 풍요롭게 머물며, 깊이 있는 몰입을 경험하고, 생동감 넘치는 커뮤니티 속에서 코리빙 라이프의 영감 넘치는 순간들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맹그로브 스테이 더 알아보기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가 제안하는 맹그로브 스테이의 특별함은 다채로운 공간과 색다른 커뮤니티 외에도 다양한 경험의 단계에 세심하게 놓여있습니다. 신설 지점과 동대문 지점에서 맹그로브 스테이의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스테이 매니저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맹그로브 스테이에서의 하루를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어줄 숨은 정보와 서비스를 만나보세요.
일상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영감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Q. 맹그로브 스테이의 모든 룸에는 TV가 없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맹그로브는 머물면서 성장하는 ‘Live & Grow’를 지향하는데요, 맹그로브 스테이를 방문하시는 분들도 이러한 맹그로브의 아이덴티티를 경험해 보실 수 있도록 여러 지점에서 고심하고 있습니다.
객실 내에는 TV 대신 맹그로브 안팎에서 즐기실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큐레이션 한 안내서를 제공하고 있어요. 무드 별로 즐길 수 있는 책과 음악 큐레이션, 로컬에서만 방문할 수 있는 멋있고 맛있는 공간들의 리스트가 준비되어 있죠.
맹그로브 스테이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문해 저희가 준비한 다양한 경험을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 일상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영감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Q. 어메니티 하나에도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어요.
맹그로브의 소신을 담은 지속가능한 어메니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일반적으로 호텔에서는 편리함을 위해 많은 일회용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우리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에 무감해진 현실입니다. 맹그로브는 지구 환경과 우리 스스로를 위해 일회용 어메니티 사용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라면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어메니티를 사용하고 있어요.
스테이 객실에 있는 샤워커튼과 룸 슬리퍼 등 어메니티를 자세히 한 번 살펴보세요. 폐기되는 패러글라이딩 시트를 업사이클링 한 제품과 코코넛을 활용해 만든 생분해 룸 슬리퍼 등 편리함과 지속가능성을 두루 갖춘 어메니티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맹그로브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고체 치약과 대나무 칫솔, 밤부 휴지도 추천해요.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지속 가능한 어메니티를 직접 구매해 사용해 보시고, 일상에 돌아가셔도 이 제품들을 꾸준히 이용하실 수 있길 바라요. 맹그로브 스테이가 만들어가는 작은 변화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우리와 지구를 위하는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이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객실에만 머물지 마시고 꼭 공용 공간을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Q. 코리빙 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스테이인 만큼 일반 호텔과는 분명 다른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맹그로브 스테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스테이 매니저 윤승연 : 코리빙 하우스의 일일 멤버가 되어 맹그로브에 마련된 다채로운 공간과 실제 거주하는 멤버들의 생기 넘치는 바이브를 느끼실 수 있다는 점이 일반 호텔과 차별화되는 맹그로브 스테이만의 독특한 점입니다. 객실에서 몸을 일으켜 몇 발자국 나오면 다채로운 공간들이 펼쳐지죠. 체크인을 하면서 고객님들에게 공용 공간에 대해 소개해 드리는데요. 24시간 별도의 비용 없이 다양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흥미로워 하세요.
비즈니스 고객님은 코워킹 라운지에서 업무를 보기도 하고, 라이브러리에서 업무에 필요한 적절한 영감을 발견하실 수도 있죠. 맹그로브 스테이는 업무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답니다. 이외에도 공용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플렉스룸에서 근력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시네마룸에서는 프라이빗하게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요.
객실에만 머물지 마시고 꼭 공용 공간을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어떤 공간들을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매니저와 함께 하는 공간 투어를 신청해 보세요. 맹그로브 브랜드의 스토리와 공간을 세세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Q. 맹그로브 스테이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공간들이 있잖아요.
맹그로브 스테이에서의 하루를 가이드한다면, 어떤 것들을 추천해 줄 수 있을까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가장 먼저, 맹그로브 신설과 동대문의 루프탑을 꼭 즐겨보세요. 늦은 밤에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고, 이른 새벽에는 1층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한 따뜻한 차와 커피를 들고 올라가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요. 남산과 북악산이 펼쳐지는 시티뷰 아래에서 비움과 채움의 시간을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라이브러리 방문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맹그로브 라이브러리는 분기별 새로운 큐레이션으로 책장이 업데이트 되는데요. 다양한 장르와 취향의 책들이 들어와요. 만화책도 있답니다. 때때로 자신에게 꼭 맞는 책을 발견해서 깊이 있게 독서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맹그로브 신설 1층 카페에서 직접 베이킹하는 빵과 요거트로 상쾌한 아침을 열어 보세요. 신설 지점의 카페 ‘쏘리낫쏘리’ 요거트볼은 스테이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아침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많답니다.
맹그로브 동대문 1층에는 북유럽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트래버틴 세그먼트’가 함께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따뜻한 ‘오틀리 모카’를 추천드려요. 부드러운 맛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아요.
Q. 맹그로브 스테이 고객들도 멤버 전용 혜택이자 맹그로브만의 웰니스 프로그램,
MSC(Mangrove Social Club)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스테이 매니저 윤승연 : 맹그로브 멤버들에게 가장 이로운 혜택을 꼽는다면 MSC라고 생각해요. 매월 새로운 주제의 프로그램이 우리 집에서 열리기 때문에 편리하고 즐겁게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죠.
투숙하는 기간 동안 스테이 고객은 맹그로브 멤버로서 맹그로브를 이용하실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이 고객분들 역시 MSC에 참여하실 수 있는데요. 북 토크, 영화 상영회, 취향 클래스 등 다양한 MSC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MSC 소식은 홈페이지 또는 스테이 예약 페이지에서 찾아보실 수 있고 체크인 당일 현장에서 예약 후 참여도 가능합니다. 코리빙 하우스 입주를 염두해두고 스테이를 방문하는 고객님이라면 예약 전 MSC 일정을 미리 확인하여 숙박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Q. 현재 맹그로브 스테이는 신설과 동대문 두 지점에서 운영되고 있어요.
다양한 객실 타입과 다채로운 공용 공간 등 각기 다른 두 지점의 차이가 궁금해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맹그로브 신설은 객실 내부 구성이 호텔을 연상시킬 만큼 쾌적하고 감각적어서 일상과의 분리를 경험하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총 10가지의 룸 타입이 준비되어 있어서 스테이 목적에 따라 원하는 룸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맹그로브 동대문은 실 거주 멤버들과 동일한 형태의 객실을 이용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코리빙 하우스 입주 전 ‘살아보기’ 기간을 갖기에도 제격이죠. 6인실 도미토리가 있다는 점 또한 동대문 지점만의 특징이에요.
Q. 한 지점에 고유한 넘버를 가진 ‘에디션룸’은 어떤 공간인가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에디션룸은 맹그로브의 색을 조금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객실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맹그로브 신설에는 ‘Stay 1904’과 ‘Stay 1903’이 준비되어 있고, 동대문 지점에는 ‘Stay 204’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Stay 1904’와 ‘Stay 204’는 각각 맹그로브 신설과 동대문의 전체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한 그룹, KUA와 COM의 각자 아이덴티티를 담아 만든 특별한 아트 스테이에요. 각 지점의 인테리어 정수가 담겨 보다 감각적인 숙박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맹그로브와 고객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와 연결을 형성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Q.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등 시즌 마다 재밌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하죠.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맹그로브 스테이에서는 다양한 프로모션도 선보이고 있어요. 스테이를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에게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을 드리고 싶어 열심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Wish tree’를 만들어 1층 로비에 비치했어요. 커다란 트리 가득 손수 적어주신 소원 메모들 덕분에 연말의 따스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300여 개가 넘는 소원이 트리에 걸렸는데, 그중에는 제가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소원들도 많았어요.
맹그로브 스테이는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맹그로브와 고객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와 연결을 형성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핼러윈에 매니저에게 ‘trick or treat!’을 외치면 사탕을 나눠 드렸던 이벤트처럼요.
Q. 신설과 동대문 모두 지역적, 문화적 정취를 많이 느낄 수 있는 동네이기도 해요.
맹그로브 스테이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로컬 맛집과 플레이스가 있나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맹그로브 신설과 동대문이 위치한 신설동 그리고 광희동은 동네의 역사가 깊은 곳이에요. 신설동은 빈티지 만물 시장이 펼쳐지는 동묘와 황학동, 한약재로 유명한 제기동이 근처에 있어요. 한국의 8, 90년대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는 동네이죠. 특히 이러한 동네 특성이 맛집에도 반영이 되어 있어서 신설 지점 근처에 위치한 ‘어머니 대성집’이나 ‘와가리 피순대’, ‘나정순 할매 쭈꾸미’ 등은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연륜은 물론 맛도 담보할 수 있어요.
스테이 매니저 윤승연 : 맹그로브 동대문이 위치한 광희동도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에요. DDP, 장충체육관 그리고 충무아트센터까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다양한 축제나 행사를 체험할 수 있어요.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는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특히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도 가볍게 걸어갈 수 있어, 진한 우유맛의 시그니처 모나카를 맛보기 위해 들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고객 분들이 맹그로브 스테이를 함께 만들어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문하실 때면 더욱 반가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리고 있어요.
Q. 스테이를 직접 운영하고 제일 가까이에서 고객들과 만나며 기억에 남는 일화도 많을 것 같아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비즈니스 차 맹그로브 스테이를 방문하셨다가 저희의 친환경 정책을 경험하시고는 ‘다른 호텔에서 경험하지 못한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는 공간’이라며 칭찬해 주셨던 고객분이 기억에 남아요. 이 고객님은 첫 번째 방문 이후로도 정기적으로 스테이를 방문해 주시는데요. 공간의 변화나 스토어에 새로운 상품이 들어오면, 누구보다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물론 실제 구매 후 사용해 보시고 저희에게 피드백도 주세요. 객실 이용 시 불편한 점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말씀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고객님이랍니다. 이런 고객 분들이 맹그로브 스테이를 함께 만들어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문하실 때면 더욱 반가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리고 있어요.
스테이 매니저 윤승연 : 외국인 고객분 중에는 맹그로브의 가구 디테일과 공간의 요소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고, 커뮤니티 데스크를 방문하셔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신 분도 계세요. 이분은 한국에서 개인전을 열기 위해 방문한 아티스트였는데요. 일 년에 두 번 정도 맹그로브 스테이를 찾아주시고, 동료 아티스트 분들에게도 추천해 주셔서 아티스트 커뮤니티의 여러 멤버분들께서 차례로 맹그로브 스테이를 방문해 주시기도 했답니다. 직접 만든 잡지를 맹그로브에 보내 주시기도 하고요. 고객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신 분이라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우리의 진심이 통하고 있구나’ 하며 환호하죠.
Q. 스테이 매니저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스테이 매니저 유하영 : 맹그로브 스테이는 맹그로브에서 선보이는 또 다른 서비스인 만큼 그 시작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보람이 있어요. 일반적인 호텔과는 다른, 맹그로브 스테이만이 가진 캐주얼함과 친근한 호스피털리티를 기획하고 선보이며 고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때 재미와 보람을 느낍니다. 저희 팀은 특히 고객들과 ‘연결’을 형성하는 것을 흥미로운 도전 과제이자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어요. 후기에서 ‘스태프들이 친절해요’라는 말이 있으면 ‘우리의 진심이 통하고 있구나’ 하며 환호하죠.
물론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맹그로브 스테이는 텔레비전도 없고, 일회용 어메니티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호텔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어요. 컴플레인도 발생하죠. 하지만 우리 객실에 왜 텔레비전이 없는지, 왜 일회용 어메니티를 제공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고,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면 오히려 고객분들이 저희의 뜻에 공감하면서 좋게 생각해 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불편을 새로운 변화로 받아들이고 다시 우리 공간을 찾아와주실 때면 더욱 보람 있고 반가운 것 같아요.
맹그로브 스테이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어요. 어떤 지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고객분들에게 맹그로브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고민하며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의 ‘Live & Grow’에 기여하고 싶어요.
‘스테이 Stay’와 ‘리브 Live’는 단어에서 뜻을 가늠해 볼 수 있듯, 잠시 머무르는 것과 거주하는 것에 차이가 있어요. 스테이는 하루에서 한 달까지 머물 수 있는 숙박 경험을 의미하고, 리브는 한 달에서 1년까지 거주하는 것을 의미해요. 코리빙에서 직접 살아보시기 전 스테이를 통해 다양한 공간을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Q2. 맹그로브 스테이 어디서 예약할 수 있나요?맹그로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좌측 상단에 ‘BOOK’ 버튼이 있어요. 이곳에서 방문을 희망하시는 지점을 선택하신 후 예약이 가능합니다. 다른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도 맹그로브 스테이를 찾으실 수 있어요. 다만 맹그로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시, 6+1프로모션 혜택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Q3. 6+1 프로모션이 무엇인가요?맹그로브 홈페이지를 통해 스테이를 예약한 고객님들에 한 해 6+1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요. 맹그로브 스테이를 6박 이상 예약하실 경우, 주중 1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입니다.
Q4. 맹그로브 스테이 미성년자 숙박도 가능한가요?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 보호자의 동행이 필요합니다.
Q5. 맹그로브 스테이 단체 예약도 가능한가요?네 가능합니다. 실제로 학교나 단체에서 워크숍을 위해 자주 찾아주세요. 맹그로브가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 도심 어느 곳으로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건물 내에 다양한 공용 공간을 대관하여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Q6. 앞으로 더 많은 지점에서 맹그로브 스테이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2022년 4월 첫 번째 워크 앤 스테이 지점 ‘맹그로브 고성’이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지역에서 맹그로브 스테이의 이름으로 고객분들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맹그로브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며 성장할 맹그로브 스테이의 행보를 기대하며 지켜봐 주세요.
[Mangrove Sinchon] 배철수 인터뷰
[Mangrove Sinchon] 배철수 인터뷰
Mangrove Sinchon with 배철수
뿌리 깊은 청년 문화와 언더그라운드 컬처가 싹튼 특별한 로컬, 신촌에 자리한 ‘맹그로브 신촌’의 오픈을 기념하며, 80년대 한국식 록 음악을 선도하고 청년 문화를 이끈 밴드 송골매의 프런트맨, 배철수 님을 만났습니다. 그 시절 신촌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생기 넘치는 청춘들의 음악 이야기는 물론, 지금의 청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특별한 이야기들도 맹그로브 저널을 통해 만나보세요.
7080년대 서울 장안에서 음악 좋아하는 청년들은 모두 신촌에 모였죠.
Q. 송골매의 전성기이기도 한 70~8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고향이라 불리며
청년 문화 예술이 부흥했던 그 당시, 신촌의 분위기가 궁금해요.
신촌은 큰 대학이 세 곳이나 몰려 있는 대학가잖아요. 제가 72학번이거든요. 저는 근처 항공대를 다녀서 군대 가기 전까지 신촌에서 많이 놀았었죠. 그 당시 연대 앞 ‘독수리 다방’이라고 노래를 신청하면 DJ가 음악을 틀어주고 하는 음악다방이나 카페에 젊은 친구들이 많이 모였어요. ‘가야’라는 큰 음악 카페도 있었고, 이대 앞에 ‘오엑스’라는 카페도 자주 갔어요.
78년에 제가 대학가요제를 나가고 79년부터 본격적으로 밴드 활동을 했는데, 신촌로터리 건물 5층에 ‘우산속’이라는 유명한 클럽이 있었어요. 거기서 밴드 초창기에 연주도 많이 하고 했죠. 88년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만들어진 건너편 ‘컴 88’이라는 클럽에서도 연주하고요. 당시 학생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놀러 왔어요. 아무튼, 7080년대는 서울 장안에서 음악 좋아하고 조금 논다 하는 애들은 모두 신촌에 모였죠.
Q.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사랑받았던 80년대에 신촌이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무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그렇게 많이 몰려 있는 곳이 신촌밖에 없잖아요. 종합대학만 세 곳이 있으니 얼마나 커요. 미국으로 따지면 거의 보스턴 같은 곳이죠. 지금은 완벽하게 상업화되었지만 옛날에는 대학 문화의 중심이었던 거죠.
젊은이들이 그때는 모두 록 음악을 들었어요. 70년대 후반부터 대학 가요제에서 각 대학의 스쿨 밴드들이 상을 받고 샌드페블즈, 활주로, 블랙 테트라, 옥슨 80 이런 팀들이 가요계로 쏟아져 나왔죠. 그때는 대학에 록 밴드가 몇 팀씩 있었어요. 그때는 힙합도 나오기 전이고 록이 젊은이의 음악이었어요.
Q. 356일 중 현충일 단 하루 클럽이 쉬는 날이었다고요.
직장인이 회사에 출근하듯 매일 같이 공연하던 시절, 청년 배철수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방송 출연료는 몇 푼 안 되고, 그 당시 방송에 나가면 가수들은 몸만 가면 되지만 밴드는 악기를 직접 다 가져가야 하니까 오히려 더 손해였어요. 그리고 음반도 지금처럼 로열티 이런 것들이 확립되지 않았을 때라 처음에 레코드 회사와 계약할 때 받는 돈이 전부였죠. 그다음에 음반이 얼마나 팔리고 이런 것과는 관계없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데라고는 클럽에 가서 밤새 연주하는 것 밖에는 없었죠.
나이트클럽은 안 놀거든요. 현충일 하루만 문을 닫고, 1년 365일 늘 클럽에서 밤을 꼴딱 새우면서 음악을 한 거죠. 그렇게 오래 하다 보면 완벽하게 일이 되는 거죠. 창작 활동이나 예술 활동이 아니고 그냥 진짜 근로가 되는 거지 근로. 힘들었죠. 오죽했으면 음악을 그만뒀겠어요.
젊은이들은 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게 있는 거 아닌가요? 저 같은 경우 원래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에 갔어야 하는데, 직장을 안 가고 음악을 선택했으니까요. 밴드를 시작을 했으니까 어쨌든 이 밴드를 잘 해야겠다 생각했죠. 그다음에 음악을 잘 해야겠다 생각하고요. 프로페셔널로 처음에 연주를 할 때는 음악이라는 게 꼭 테크닉만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너무 모자라더라고요. 프로페셔널 밴드들하고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거예요. 요즘 젊은이들처럼 그 당시 저도 당장 눈앞에 있는 그런 고민과 불안들을 해결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Q. 남자가 혼자서 방을 쓸 수 있는 건 가난한 독신 시절까지다는 말이 있어요. 청년 배철수의 첫 독립은 언제였나요?집이 어려워지고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가 살았어요. 공부를 못하는 친구네 집에서 같이 살면서 같이 공부하기를 바라셨는데 친구 부모님 바람과는 반대로 가서 같이 놀아가지고 좋은 성과는 안 나왔죠. (웃음) 대학교 1학년 때도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으니까 이미 그때부터 독립한 거죠. 그러다 군대에서 77년에 전역하고, 78년에 가요제 나가고 하면서 그다음에는 동생과 함께 부모님을 부양하면서 살았어요.
지금 아이들은 이해가 안 가겠죠. 우리 시대만 해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완벽하게 어른이라는 자각을 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내 진로에 대해서 부모님과 상의를 해본 적이 없어요. 대학도 내가 정해서 여기 가야 되겠다, 음악도 내가 해야 되겠다 이런 식이었죠.
Q. 요즘의 힙합, 케이팝의 인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독보적인 스타일과 에너지를 가졌던 80년대 K-로큰롤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우리가 하는 모든 음악은 사실 서양 음악이잖아요. 우리도 비틀스, 롤링 스톤즈, 딥 퍼플, 레드 제플린, 이런 음악들을 듣고 처음에는 그걸 따라 하는 걸로 시작이 되는 거죠.
또 그래서 과연 한국적인 록 음악은 무엇인가 한다면 예전에 신중현 선생님이 70년대 초반에 ‘신중현과 엽전들’이라는 밴드를 하셨어요. 거기에 보면 ‘미인’이라는 엄청난 히트곡이 있어요. 굉장히 한국적인 음계를 가지고 만드신 곡이죠. 어린 나이에 저도 그 곡을 듣고 이렇게 해도 록 음악이 되는구나 했어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음악은 사실 서양 음악이잖아요. 우리도 비틀스, 롤링 스톤즈, 딥 퍼플, 레드 제플린, 이런 음악들을 듣고 처음에는 그걸 따라 하는 걸로 시작이 되는 거죠.
Q. 33년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DJ로 활동하며 라디오 공무원이라는 별칭도 얻었어요.
한 가지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끝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옛날부터 그랬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뭘 하면 남보다 굉장히 빨리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잘 했어요. 공부, 축구, 장기, 바둑도 조금씩은 다 하는데 한 가지도 전문가처럼 정말 잘하는 게 없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나의 가장 큰 단점이겠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옛날부터 그랬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뭘 하면 남보다 굉장히 빨리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잘 했어요. 공부, 축구, 장기, 바둑도 조금씩은 다 하는데 한 가지도 전문가처럼 정말 잘하는 게 없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나의 가장 큰 단점이겠구나 싶더라고요.
일단 한 가지를 오래 하면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있잖아요. 10년 하니까 팝송 디스크자키 쪽에서는 굉장히 전문가가 되더라고요. 이제 한 30년을 하니까 사람들이 확실하게 인정해 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어떤 사람이 타일 붙이는 일을 30년을 했다더라, 그럼 그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잖아요. 그런 이치라고 생각해요.
Q.음악을 소비하는 형태와 방식이 이처럼 다양해진 시대에도 매일 저녁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주파수를 맞추는 청취자들의 마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요즘은 다들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잖아요. 기계가 추천해 주는 음악을 계속 듣다 보면 사람이 작은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음악을 듣고 싶을 수 있는데 맨날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음악만 듣고 있으면 대부분이 비슷해서 금세 싫증이 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조금 색다른 걸 듣고 싶을 때 라디오를 듣는 것 같아요. 라디오는 음악만 계속 나오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얘기도 하고요.
또, 중요한 것은 음악을 다른 많은 사람들과 지금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있잖아요. 같이 듣고 있다, 내가 지금 서울에서 듣고 있지만 부산에도 이 음악을 듣고 있고, 해외에서도 듣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람은 어느 집단에 속해 있을 때 굉장히 안정감을 느낀다고 그러잖아요.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서 같이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청취자들이 이런 사연도 많이 보내요. ‘오늘 이 음악을 하루 종일 들었는데 음악 캠프에서 같이 듣고 싶다.’
안 되는 걸 나중에 알게 될 수는 있지만 젊을 때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문화를 바꾼다!’인 거죠.
Q. 배철수 하면 시그니처처럼 떠오르는 목소리를 위해 담배도 끊고,
방송에서 특히 바른말, 표준어를 사용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고 들었어요.
제가 이야기하는 게 전국으로 방송이 되고 그걸 후배들과 사람들이 듣고, 공감을 하고, 듣다 보면 따라 하게 되고 할 텐데 하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누군가 가지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무렇게나 한 얘기를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두렵고 피곤한 일이에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이거든요. 음악을 하는 것도, 방송을 하는 것도 기왕이면 좋은 영향을 끼치면 좋잖아요.
Q. ‘영원한 청년’ ‘젊음의 상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녀요. 예전과 요즘의 청년들은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나요? 그럼에도 세대불문 변하지 않는 청년이 상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뭐라고 그럴까, 젊은 친구들은 선진국 아이들인 것 같아요. 주눅 든 게 없어요. 그게 참 좋더라고요. 우리 때는 일단 무조건 굽히고, 얘기도 못 하고 했는데 요새 젊은이들은 자기주장을 잘 얘기하는 것 같아요. 나이 든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는데 저는 그렇게 볼 건 아니라고 봐요. 훨씬 더 좋더라고요. 자기 얘기 딱 딱 하고, 가끔 얄미울 때는 있지만요. (웃음)
반면에 청년의 상징은 반항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새 친구들은 반항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선진국 아이들이라 그런가. 우리 때는 기성세대를 무조건 거부했거든요. 부모가 됐든, 누가 됐든, 일단 반항! 정말 젊을 때는 그런 생각을 가져야 되는 거 아닌가. 안 되는 걸 나중에 알게 될 수는 있지만 젊을 때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문화를 바꾼다’ 이 모든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반항으로 가야 되는데 요새는 너무 체제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어요.
Q. 매일 새로운 팝 음악을 소개하는 DJ로서, 최근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음악 또는 아티스트가 있나요?새 음악을 계속 들으니까 한 음악이나 한 가수를 택하기는 참 어려워요. 요새는 엊그제 그래미 상 받은 리조 Lizzo라는 친구 있어요. 원래 대학에서 플루트 전공하던 아가씨인데 당당한 태도가 정말 멋있더라고요. 옛날에는 뚱뚱하면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고 다이어트하고 그랬잖아요. 음악도 너무 잘하고요.
또, 요새 정말 좋아하는 가수는 브랜디 칼라일 Brandi Carlile이라고 있어요. 나이는 꽤 있는데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등장한 가수죠.
개성 강한 애들이 모여서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서 좋은 음악을 만든다는 건 정말 아름다우면서 숭고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Q. <배캠> ‘음악캠프 라이브’ 코너에서 꾸준히 젊은 인디밴드들을 초대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록은 여전히 주류 문화라고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한국 로큰롤이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은 이미 록 음악의 시대가 아니에요. 이제 여러 음악 장르 중에 하나가 되는 거죠. 20, 30년대, 40년대까지도 세계의 주류 음악은 재즈 음악이었거든요. 스윙 재즈, 빅밴드 재즈 이런 장르가 엄청 유행하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서 방송사마다 다 악단이 있었어요. 이봉조 악단, 김인배 악단, 그때는 텔레비전에도 악단이 있고, 라디오에도 악단이 있었죠.
지금은 록 음악도, 재즈 음악도 완전히 마이너 장르가 되었지만, 지금도 재즈 음악을 여전히 하고 있고 재즈 음악에서 시도했던 여러 가지 기법이나 음악적인 구성이나 이런 것들이 모든 장르의 음악에 다 들어가 있거든요. 그러면 되는 거죠. 록 음악이 갖고 있는 형식, 저항 정신, 사상 이런 것들이 케이팝에도 들어갈 수 있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된다고 생각해요.
Q. 작년 송골매의 4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며 “라스트는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어요. 항상 롤링 스톤즈, 이글스처럼 송골매가 오래가는 밴드가 되길 원했다고요. 송골매의 라스트는 어떤 모습일까요?마지막으로 공연을 해보자는 이야기는 구창모 씨와 한 10여 년 전부터 해왔어요. 워낙 친하니까요. 막연하게 생각을 하다가 코로나 터지던 해에 급하게 진행이 되면서 연기되었다가 결국은 22년에 하게 된 거죠. 30년 동안 음악을 안 하고, 구창모 씨와 같이 하는 건 거의 40여 년 만인데 사람들이 누가 오겠느냐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한 공연이었어요.
재밌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하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또 체력적으로는 힘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라스트는 없어요. 마지막이고 이게 끝입니다. 그런데 공연 기획사하고 계약할 때 공연을 10번 하기로 계약했는데, 9번을 했으니 이제 1회가 남았네요. 1회는 해줘야죠. 남은 1회는 앙코르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재미의 세계가 넓으면 넓을수록 행복의 기회가 많아지며 운명의 지배를 덜 당하게 된다.
Q.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는 활발한 커뮤니티로 잘 알려져 있어요.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보컬 등 밴드도 다양한 구성원으로 구성된 작은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밴드는 인원이 몇 명이 되었든 서로 소리를 내서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야 해요. 절대 혼자 잘한다고 되지도 않고, 혼자 튀어서도 안 돼요. 좋은 음악을 하려면 상대방 소리를 잘 들어야 하죠. 자기 혼자 하는 대련이 아니니까.
그런데 또 밴드 구성원 한 명 한 명은 너무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잖아요. 우리 때는 부모 말도 안 듣고 음악 한다고 나온 놈들인데 누구 말을 듣겠어요. 그런 정말 개성 강한 애들이 모여서 뭔가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서 좋은 음악을 만든다는 건 정말 아름다우면서 숭고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맹그로브도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사는 곳이잖아요. 밴드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다 자기의 의견도 있고 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건데, 남의 의견도 잘 들어주고, 또 다른 사람에게 나를 좀 맞춰 가고 이런 것들이 잘 되어야 결국 밴드도 잘 되고 회사도 잘 되고 커뮤니티도 잘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로큰롤 밴드 송골매의 프런트맨으로 시작해 최장수 라디오 DJ로 오래도록 한 길을 걸어가는 음악인으로서, 청년들에게 좋은 음악을 찾고 듣는 방법을 조언해 주신다면요.음악을 듣는 것은 음식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평생 한식만 먹은 사람은 사는 데는 지장은 없겠지만 손해를 보는 거잖아요. 물론 한식이 맛있죠. 하지만 한식 이외에도 정말 많은 음식 있잖아요. 전 세계에 인도 카레, 쌀국수, 똠얌꿍도 있는데 평생 한식만 먹은 사람은 못 먹는 거니까요. 음악도 똑같아요.
한 번 사는 인생, 무언가를 포기하면서까지 즐거움의 영역을 확장하지 않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서 오래전부터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버틀란트 러셀의 이야기가 있어요. ‘재미의 세계가 넓으면 넓을수록 행복의 기회가 많아지며 운명의 지배를 덜 당하게 된다.’
행복이라는 게 뭐 별거 아니잖아요. 젊은이들에게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어요.
[Mangrove Sinchon]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 까데호 이태훈 음감회
[Mangrove Sinchon]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 까데호 이태훈 음감회
신촌대잔치
맹그로브 뉴 하우스가 새롭게 문을 여는 신촌 新村 신촌대잔치는 뿌리 깊은 청년 문화와 언더그라운드 컬처가 싹튼 로컬, 신촌을 조명합니다. 신촌의 문화적 정취를 간직한 대표 로컬 플레이스와 오랜 전통 위에 새로운 활기와 흐름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로컬 플레이어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80년대 신촌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과 밴드 까데호의 기타리스트 이태훈이 직접 선곡한 음악과 신촌 이야기로 풍성하게 채워진 신촌대잔치 음감회 현장을 맹그로브 저널에서 전합니다.
김종진: 안녕하세요, 맹그로브 신촌대잔치 음감회의 진행을 맡은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입니다.
음악에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듯 라이프스타일에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청년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신촌은 제가 유년 시절부터 나고 자라온 홈그라운드이자, 봄여름가을겨울의 뿌리인 신촌블루스의 음악적 토대가 되는 곳이기에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오늘 신촌대잔치 음감회는 옆에 계신 까데호 밴드의 뛰어난 기타리스트 이태훈 씨와 함께 ‘신촌 지역과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제로 각자 선정한 곡을 듣고,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자리입니다. 재미있게 즐겨 주세요.
이태훈: 안녕하세요, 함께 진행을 맡은 까데호 이태훈입니다. 맹그로브와는 신설, 동대문 지점부터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 애정이 남다른데요.
이번 신촌대잔치 음감회는 직접 공연을 찾아다니며 기타리스트의 꿈을 꾸었던 존경하는 선배님과 나란히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더욱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어떤 곡들을 준비해 주셨을지도 궁금해지네요. 그럼 거두절미하고 첫 곡부터 들어볼까요?
– Chapter 1 –
김종진: 첫 번째 곡은 ‘신촌’이라는 주제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곡인데요. 이 곡은 태어나서 제가 처음 들은 팝송입니다. 1970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서강대학교 건너편에 살던 시절이었어요. 형의 심부름으로 지물포에 연습장을 사러 가던 날 전파상 앞 스피커에서 피리 소리가 들렸어요. 눈발이 날리는 추운 겨울, 연습장을 한 보자기 들고 돌아오는 길에도 같은 노래가 여러 번 반복해 나왔는데 머릿속에 계속 맴돌더라고요. 집에 돌아와 형한테 불러주며 무슨 노래인지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저의 음악 인생은 아마 그 노래를 들었던 신촌 언덕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돌이켜 생각하곤 합니다. 몹시 추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기억이 나요. 영어로 ‘If I Could’라는 뜻을 가진 사이먼 앤 가펑클의 ‘El Condor Pasa’, 함께 들어보시죠.
김종진: 여러분은 신촌 대자치 음감회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듣기 좋으셨나요?
이태훈: 이렇게 온전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 한 곡을 딴짓 안 하면서 들은 게 너무 오랜만인 것 같아요. 여기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페루에 놀러 간 사이먼 앤 가펑클 같네요. 멜로디 라인은 되게 사이먼 앤 가펑클이 쓸 법한 멜로디 라인인데 연출이 정말 그렇네요. 말씀하신 피리 소리가 뭔지 확실하게 알겠어요.
김종진: 페루의 느낌이 맞아요. 안데스산맥 쪽의 민속 악기로 연주한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이태훈: 가펑클이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김종진: 이번에는 태훈씨가 선곡하신 음악을 소개해 주시죠.
이태훈: 신촌에서 선배님이 활동하시던 시기에서 90년대로 들어서면서 홍대로 신이 많이 넘어왔거든요. 제가 한국에 왔던 때가 2007년이었는데 그때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던 밴드가 펑카프릭 부스터라는 펑크 연주 밴드였어요.
저는 사실 한국에 이런 밴드가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하고, 홍대도 잘 몰랐던 때라 선생님이 공연하시는 대학로나 큰 공연장에서 하는 가요 공연들만 보러 다녔거든요. 하루는 펑크 공연이 너무 보고 싶어서 우연히 찾아서 갔는데 사람들이 모두 웃옷을 벗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난 거예요. 그래서 바로 여기다 했죠.
그래서 한참 사생 팬처럼 연습실도 찾아가고 뒤풀이에 기타 들고 따라가서 ‘저 좀 한 번만 봐주시라’고 기타도 치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그러다가 그 밴드 활동을 같이 하게 됐어요. 그게 저의 밴드 활동 시작이었습니다.
김종진: 밴드 이름이 펑카프릭 부스터라고요.
이태훈: 이름이 계속 바뀌어요. 펑카프릭 부스터였다가 펑카프릭 부스따였다가 펑카프릭이 됐다가 지금은 퐁퐁 트리오가 됐어요. (웃음) 재밌는 형님인데 그 건반 주자 형님이 아스토 유니온이라는 걸출한 흑인 음악 ‘Think About’ Chu’를 만드신 분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홍대 앞에 원래 지하도가 있었어요. 지금 호텔밖에 없는 불모지가 됐는데 그곳에서 버스킹 하는 것도 쫓아다니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 고마운 밴드라서 곡을 하나 골라왔는데 1집에 있는 ‘Ali’라는 곡이고요. 다 연주곡들이에요. 그래서 일부를 틀어주시면 제가 일일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김종진: 그런데, 계속해서 말씀해주신 ‘Funk’는 ‘Punk’와는 다른거죠?
이태훈: Punk는 쉽게 말하면 머리를 뾰족뾰족 세우고 가죽 바지와 더러운 더러운 티셔츠를 입은 분들을 생각하시면 되고, Funk는 흑인 음악의 한 지류인데 리듬적으로 굉장히 드라이브감이 있고 춤을 정말 추기 위해서 만든 음악이에요. Funk라는 말 자체가 약간 ‘냄새난다’ 이런 뜻인데 그 정도로 ‘왜 이렇게 과하게 뭔가를 하고 있어’ 이런 느낌이거든요.
김종진: 그럼, 직접 연주하신 곡인가요?
이태훈: 아니요. 이 곡은 제가 밴드에 합류하기 전에 이미 발매된 곡입니다.
김종진: 아소토 유니온의 후신, 펑카프릭 부스터 시절의 곡이군요. 제목은 ‘Ali’ 무슨 뜻인가요?
이태훈: 모르겠어요. 그냥 발음이 좋아서 했다는 설이 있는데 글쎄요.
김종진: 그 뜻을 우리가 어떻게 알리.(웃음)
이태훈: 그때만 해도 이 드럼 사운드를 음반에서 들을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내추럴한 사운드를 들을 일이 없었는데 라이브랑 지금 듣는 소리랑 너무 똑같은 거예요. 그때 서수진이라는 지금 활동하고 계시는 누님이 이 곡을 연주하셨는데 그 소리를 듣고 ‘아니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지?’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저는 원래 로큰롤이어서, 레드 제플린만 듣다가 이 얼기설기한 미터스 느낌의 소리를 듣고 있는데 ‘와 이럴 수도 있구나’ 했던 것 같아요.
김종진: 그러니까요. 이게 한국 사운드 맞습니까?
이태훈: 그래서 홍대가 정말 이런 사람들이 숨어 있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정말 그때부터 많이 드나들었죠. 연주 밴드들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니면서 흉내내기 시작했는데 그때 이 밴드가 저한테 ‘이거야! 이거구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곡이 연주곡이라서 이런 분위기로 쭉 가요. 나머지는 집에 가서 들으시면 됩니다. 선생님은 다음 곡으로 어떤 곡 준비해 주셨나요?